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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꿀팁

피트니스와 보디빌딩의 철학

1. 성실과 정직 :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

어떤 운동이든 조금만 편하게 할 '요령'이 있다. 이 요령을 피우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운동하다 보면 조금 편하게 자신을 속일 방법은 무수히 많다. 남들 눈을 피해 얼마든지 요령을 피울 수 있다. 특히 헬스는 요령을 피워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게 정직해야 한다. 정확한 동작, 완벽한 세트, 적절한 템포는 본인이 스스로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남과 나를 모두 속여서 대충 했다 치고 끝낼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근육에 힘을 빼고 어정쩡한 자세로 버틴다. 다 같이 20회 수행할 때 혼자 스리슬쩍 19회만 한다. 횟수 채우기에만 급급해서 제대로 근육을 쓰지 않고 빠르게 수행한다. 중량에만 집착하며 지나친 반동을 쓴다. 또는 완전 가동 범위를 쓰지 않고, 편한 선에서 깔짝거린다. 평소보다 조금 피곤하다는 이유로 '했다 치고' 운동을 마무리한다. 

겸손도 중요한 덕목이다. 중량과 횟수를 줄이는 대신 더 정확한 동작, 완전한 가동 범위로 근육에 최대한 자극을 느낀다. 자신에게 과도한 중량, 과도한 세트 수를 적용한다면 근육에 자극을 느끼기보다 동작 수행 그 자체에만 집착하여 불완전한 운동을 한다.

 

 


2. 꾸준함

처음에는 비만이었든 마른 몸이었든 간에, 1~2년 후에 결국 몸이 변하는 사람이 있다. 체지방은 보기 좋게 줄고, 얼굴에 생기가 돌며, 몸에 근육이 붙고, 자세도 펴진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극소수다. 대부분은 헬스장에서 금방 사라지거나, 오랫동안 헬스장에서 봤는데도 몸에 변화가 없다. 

 

 

 

몸이 변하는 극소수의 사람은 정말 꾸준히 한다. 운동 강도가 약하든 강하든, 운동을 오래 하든 짧게 하든 간에 꾸준히 한다. MMA를 배울 때 한 회원은 근무시간이 불규칙한 간호사였다. 그 사람은 매일 운동하긴 어려웠지만, 시간 나는대로 어떻게든 매번 다른 시간대에 체육관에 왔다. 그리고 6개월만에 눈에 띄게 살이 빠졌다. 또 헬스장에 다닐 때 어떤 회원은 내가 갈 때마다 거의 항상 헬스장에 있었다. 꾸준히 왔고, 성실하게 정확한 동작으로 매번 운동했다. 그 사람은 정말 빠르게 근육량이 늘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꾸준히 운동하질 않는다. 헬스장에 꾸준히 오는 것부터가 엄청난 난관인 듯하다. 헬스장에 오더라도 꾸준히 새로운 종목, 더 높은 중량과 세트 수에 도전하지 않는다. 결국 꾸준히 헬스장에 가서, 꾸준히 중량과 횟수를 늘리는 사람은 몸이 변한다. 


3. 주체의 존재 미학적 운동

처음 운동의 목적은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은 다르다. 처음에는 그런 외적 동기로 시작했을지언정, 나중에는 운동 그 자체를 즐긴다. 남에게 좋아보이는 몸매를 만드는 게 아니라 운동 그 자체를 즐기는 내적 동기를 갖는다. 몸의 변화 그 자체나 점진적 과부하의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 운동 중에 명상하듯 느끼는 몸의 움직임 그 자체를 느낀다. 내 몸이 움직이고, 지치고, 회복하고, 숨차고, 펌핑되는 그 감각에 집중한다. 

운동의 목표가 남이 아닌 자기 안에 있다. 자신이 정한 목표를 자신이 성취한다. 남들이 정한 목표를 따르는 사람은 그것을 무리하게 좇는다. 그래서 종종 약물, 거식증, 폭식증에 빠진다. 운동의 목적이 주체적이고, 자신의 운동을 주체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며, 운동의 과정 자체를 존재론적으로, 미학적으로 즐기는 사람은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인증샷을 올리느라 목메지도 않는다. 그저 운동할 뿐이다. 

또한 존재 미학적 운동은 '자기 몸과의 대화'를 중시한다. 자기 몸을 어떤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자기 몸이 느끼는 감각, 자신의 컨디션을 심도있게 '관찰'한다. 그리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집중한다. 그래서 무리하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찾아간다. 운동을 오래 한 사람은 세부적인 동작, 세트, 분할법, 루틴 등이 조금씩 다르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최적의 운동법을 알아내기 때문이다. 남을 따라하지 않고 자신의 주체적인 운동법을 고안한다. 

존재 미학적 운동은 피트니스, 보디빌딩, 다이어트보다는 웰니스, 명상, 양생술에 가깝다. 

 

4. 기본

보디빌더 강경원, 축구 감독 손웅정. 이들은 모두 '기본'을 중시한다. 짤짤이, 잡기술, 필살기에 의존하지 않는다. 클래식한 훈련, 정신력과 성실성, 기초 체력을 중시한다. 

 

<강경원의 백 투 베이직>

 

기본이 아니라 편법에 의존하려는 사람이 많다. 단기간 내 벌크업이나 체중감량을 약속하는 숱한 신생 운동 프로그램, 약물, 보조제, 검증되지 않은 식단과 다이어트 방법을 따라한다. 이상한 치팅을 쓰기도 하고, 근거가 없는 새로운 운동법을 스스로 고안하기도 한다. 

하지만 운동에서 진짜 즐거움을 느끼고, 결국에는 좋은 몸을 만드는 사람은 기본에 충실한 사람들이다. 오래 걸리는 구식 방법 같지만, 오히려 그게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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