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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꿀팁

남자들이 헬스해도 근육이 안 느는 이유 : 중량, 종목, 휴식

1. 연말 헬스장 풍경...
2. 헬린이들의 흔한 실수
  1) 중량

  2) 종목
  3) 휴식
3. 정리&결론

1. 연말 헬스장 풍경

요즘 헬스장에서 헬스 입문자들을 많이 본다. 속된 말로 '헬린이'. 아마 수능 끝난 고3과 방학을 맞이한 대학생들 같다. 앳된 얼굴과 아직 운동으로 다져지지 않은 몸이다. 술 먹고 놀기보다 운동에 취미를 붙여보려는 건 아주 좋다. 나도 홈트가 아니라 제대로 된 운동을 더 어릴 때 하면 더 좋았을텐데. 그러면 운동 효과도 더 좋고, 그 나이 때 겪을 여러 정서적 문제를 많이 해소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헬린이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자니 가끔 웃기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웬만하면 안경까지 벗고 내 운동에만 집중하지만, 계속 내 시선을 강탈한다. "도대체 저건 어느 부위를 목표로 하는 걸까?", "저렇게 운동하다가 어깨 관절 박살나는데", "저렇게 하면 운동 효과 하나도 없는데", "대체 왜 저 운동부터 하는 걸까?", "서너명이서 옹기종기 저기 모여서 뭐 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든다. 

물론 오지랖을 부리진 않는다. 생면부지인 사람이 갑자기 운동에 훈수두고 지적하는 게 달갑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그냥 가급적 내 운동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하지만 입문자들이 비효율적이거나 위험한 방식으로 운동하는 건 안타깝다. 나 역시 그렇게 운동하다가 몸에 변화가 더디고 다치기까지 했으니까. 

 


2. 헬린이들의 흔한 실수

헬린이들이 저지르는 흔한 실수 세 가지가 있다. 잘못된 중량, 잘못된 종목(프로그램), 잘못된 휴식이다. 특히 여성보단 남성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중량 : '고중량 깔짝충' vs '평온한 헬서'

헬스에서 운동량(볼륨)은 '중량 x 횟수 x 세트 수'이다. 일반적으로 근비대를 위한 세트 당 적정 횟수는 8~10회라고 한다. 중량은 역시 세트 당 6~10회가 겨우 가능한 중량이어야 한다. 단순히 세트 수가 8~10세트인 게 중요한 게 아니라 6~10회 겨우 가능한 무게를 가지고 8~10회를 해야 효과적이다. 

어떤 헬린이는 '고중량 깔짝충'이다. 벌크업이 아니라 살크업만 된 비만, 제대로 배워볼 생각 없이 힘만 쓰는 아저씨, 운동하는 시늉만 해보려는 사람들이 주로 그렇다. 충분한 가동범위를 사용하지 않는다. 무게만 높이고 깔짝거린다. 우리 헬스장의 한 아저씨는 주말 오전에 헬스장의 거의 모든 원판을 끌어모은 후 레그프레스를 1회 깔짝거린 후 5분을 쉬었다가 다시 1회 깔짝거린다. 민폐가 따로 없다. 심지어 그정도 민폐를 끼치고는 운동 효과는 전혀 없다. 

 

내가 다니는 헬스장의 한 고중량 깔짝충의 작품...20kg짜리 원판을 독차지했다. 저래 놓고 한 번 깔짝거린다음 5분씩 쉰다.

 

 

"난 이렇게 무거운 중량을 사용한다!"며 자랑스러워 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깔짝거리기만 해서는 비웃음만 살 뿐이다. 스쿼트인지 트월킹인지 구분도 안 갈 정도로, 벤치프레스인지 털기춤인지 구분 안 갈 정도로 가동범위가 짧으면 근육에 아무런 부하를 주지 못 한다. 원판의 갯수는 근성장을 담보하지 않는다. 근육에 부하가 발생해야 근육이 늘어난다. 

또 어떤 헬린이는 너무 가벼운 중량으로 평온하게 운동한다. 대체로 운동에 관심없던 마른 남자, '여자들은 너무 큰 근육 안 좋아하고 잔근육을 좋아한다'는 말만 어디서 주워들은 대학생들이 그렇다. 참고로 여자들이 생각하는 '잔근육'이라도 만들기는 생각보다 힘들다. '여자가 말하는 잔근육'은 '남자가 말하는 통통'과 비슷하다. 현실적으로는 이상에 가까운 몸인데도, 미디어의 영향으로 기준이 너무 높아진 결과다.

일반적으로 보디빌더 같은 우락부락한 근육을 목표로 해야 겨우 잔근육 비슷한 걸 만들 수 있다. 크리스 범스테드를 목표로 해야 박재범 근처라도 간다. 여자도 마찬가지다. 여자는 근성장이 더 더디기 때문에 장미란을 목표로 해야 겨우 동네 필라테스 강사 근처라도 갈 수 있다. 아예 안하는 것보단 낫겠지만, 평온한 표정으로 저중량 고반복으로 운동한다면 금방 한계에 부딪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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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초급자라면 매일 또는 매주 중량을 높여야 한다. 전문 용어로 '점진적 과부하'라고 한다. 따라서 본인이 한 세트에 8~10회를 끝내고 약간 숨이 찰 정도의 무게로 운동하면 된다. 그리고 종목 당 4~5세트가 가장 일반적이다.세트 간 휴식 시간은 60~90초를 권장한다. 처음 무게에 몸이 적응하면 그 다음 조금 더 버거운 느낌이 드는 더 무거운 중량으로 들어가야 한다. 매일 자신이 어떤 종목을 몇kg 몇 회 몇 세트를 했는지 기록하는 습관은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 종목 : 눈에 보이는 소근육 집착

초보자일수록 남자들이 헬스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남들(특히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래서 기능상 정말 중요한 코어 근육이나, 거울로 봤을 때 잘 안 보이는 부위(광배근, 중하부 승모근, 대퇴이두근, 둔근 등)은 등한시한다. 반대로 눈에 띄는 어깨 삼각근, 아래팔 전완근, (운동했다고 인증하기 좋은) 복근, 가슴 대흉근, 팔 운동은 아주 열심히 한다.

반면 중상급자는 자기 만족의 목적이 크다. 어떤 종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성취감, 점점 건강해지는 몸에서 느끼는 활력, 운동 수행 시 느끼는 즐거움이 그들을 운동하게 만든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작은 근육은 물론 몸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유지하며 운동한다.  

우리 헬스장에는 참 희한한 헬린이 트리오가 있다. 앳되고 하얀 얼굴의 남자 서너명이서 운동복도 아닌 맨투맨 옷 같은 거 입고 온다. 그리고 벤치에 주루룩 자리잡고는 다 같이 핑크덤벨로 깔짝거리는 리스트 컬(wrist curl)로 전완근 운동을 한다. 아주 평온한 표정으로. 리스트 컬이란 왼쪽 그림과 같은 운동이다. 반팔 입었을 때 멋진 팔뚝을 만들고 싶어하는 건 이해하지만, 기본적인 운동도 익히기 전에 가벼운 무게로 전완근만 고립해서 퍼덕인다고 팔이 커지진 않는다. 

또 다른 사례는 어깨 넓어지겠다가 사이드 레터럴 레이즈만 죽어라 하는 헬린이다. 물론 측면삼각근을 키우면 어깨가 넓어질 수는 있다. 하지만 삼각근은 아주 작은 근육이다. 효과적으로 어깨가 넓어지려면 어깨가 아닌 등과 가슴 운동을 해야 한다. 어깨뽕만 키우는 게 아니라 상체의 프레임 자체를 넓혀야 한다. 나도 사이드 레터럴 레이즈를 애용하지만, 요즘 헬린이들이 사이드 레터럴 레이즈만 죽어라 하는 걸 보면 나는 거기에 끼고 싶지가 않다. 단체로 덤벨 들고 퍼덕이는 데 그냥 다른 운동이 하고 싶어진다. 

 

출처 개드립닷컴

 

'대근육 우선의 원칙'이 중요하다. 큰 근육을 먼저 공략하다 보면 작은 근육은 자연히 개입한다. 예를 들어 가슴 운동인 벤치프레스는 가슴 뿐 아니라 어깨 앞쪽(전면 삼각근), 삼두근(팔 뒤쪽), 전거근 등 다양한 소근육도 개입한다. 데드리프트도 하체와 코어 같이 큰 근육은 물론 광배근(등), 전완근(팔뚝) 등 작은 근육까지 다 동원한다. 큰 근육을 공략하는 운동으로 전반적인 근육량과 근력을 키우며, 남성호르몬과 성장호르몬을 촉진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팔뚝, 어깨, 복근 같은 작은 근육은 자연히 성장한다. 큰 근육을 먼저 키우고 작은 근육은 나중에 따로 보완하며 고립운동을 하는 게 맞다.

소근육 고립운동은 프리웨이트나 복합다관절운동을 익힌 다음에 하자. 리스트 컬이나 사이드레터럴레이즈 같은 운동은 전반적인 프레임을 키우고 근육량을 늘린 다음에 약점 보완용으로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전체적인 상체 프레임이 작은데 사레레만 한다고 어깨가 넓어지진 않는다. 전체적으로 근성장에 필요한 남성호르몬이 적은데 리스트 컬만 한다고 멋진 팔뚝을 만들진 못 한다. 


3) 휴식 : "머신에 앉아서 웹툰 좀 보지마라!!"

어떤 헬린이들은 헬스장에 무슨 영험한 기운이 있는 줄 안다. 마치 머신에 앉아있기만 하면 근육이 저절로 자라는 줄 아는 것 같다. 벤치에 스테로이드라도 발라놨는지. 한 세트하고 웹툰 보고, 카톡하고, 뉴스보느라 5분씩 쉰다. 결국 한 기구를 혼자서 10분 넘게 자리를 차지한다. 

이러면 남들에게도 민폐고, 본인에게도 운동 효과가 크게 낮아진다. 세트 간 휴식 시간은 평균 60~90초가 적정하다. 고량 프리웨이트 운동을 한다면 3분 이상 휴식을 권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프리웨이트 복합다관절운동은 90~120초, 머신 고립운동은 40~60초가 적절하다. 스마트폰 보느라 이 시간을 넘기면 운동 효과는 더욱 떨어진다. 게다가 사람들 많은 시간에는 혼자서 한 기구를 오래 쓰는게 민폐일수도 있다. 스마트폰 하고 싶으면 집에 가서 보고 운동 제대로 할 다른 사람에게 기구를 양보하자. 

 

 

 


3. 정리&결론

첫째, 적정 중량으로 충분히 운동하라
둘째, 작은 근육보다 큰 근육을 우선 키워라
셋째, 눈에 보이는 근육에만 집착하지 마라
넷째, 스마트폰 작작 해라
<가장 일반적인 헬스 운동 프로그램 구성>

첫째, 중량은 8~10회가 겨우 가능한 중량

둘째, 세트 당 6~12회 
셋째, 종목 당 최소 3세트, 최대 9세트, 보통 4~5세트
넷째, 세트 간 휴식 시간은 보통 60~90초

이건 보통의 경우다. 이걸 기준으로 자기한테 맞는 방법을 찾아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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