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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기록

직장인의 운동, "퇴근 후 주5일 운동할 힘이 남아있어?"

주말에 나눈 친구와의 카톡 대화


1. 주5일 운동

처음에는 운동가기 귀찮았다. 그런데 어느덧 주5일 운동이 습관이 되었다. 직장인, 박사 과정 대학원생, 집안의 머슴(?), 블로거의 역할을 감당하면서 말이다. 헬스장에 갈 시간이 없는 날에도 운동장에서 풀업을 하거나, 직장에 있는 바벨로 바벨 컬이라도 한다(여기 바벨이 왜 있지...?).

물론 헬스장에 가는 날도 시간이 충분치는 않다. 퇴근 후 운동하고 식사와 집안일까지 해야 한다. 운동시간은 겨우 1시간 남짓이다. 그래도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운동한 덕분에 체력은 괜찮다. 운동선수급에는 못 미치지만, 일상에서 활력을 느낄 수 있다. 10km를 1시간 내로 주파한다. 3대 운동 중량은 300이 조금 넘는다. 무엇보다 낮에 피곤하지 않다. 집중력도 높아졌다.

친구들은 퇴근 후 운동할 힘이 남아있냐고 묻는다. 생각해보니 피곤해서 헬스장에 못 가는 날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가서 아무 생각없이 운동하고 왔다. 의지력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신체적인 기력을 잘 관리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번 글은 시간관리나 습관 형성이 아닌 에너지 관리 측면에서 운동 습관을 얘기해보고자 한다. 꼭 운동 습관이 아니더라도 일상의 활력과 기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나의 운동기록 어플. 색칠한 부분이 지난 달 운동한 날이다.


2. 에너지가 넘치는 비결

 

1) 매일 아침 원두커피

 

운이 좋게도, 출근을 하면 바로 원두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다. 삶이 어느정도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서자, 커피의 맛을 좀 알게 됐다. 커피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레 직장에서 커피머신 관리는 내 담당이 되었다. 좋은 원두로 정성들여 커피를 내린다.

 

오늘 아침 내려마신 커피

 

기상 후 2~3시간이 지난 시점부터 카페인을 섭취한다. 그 이전에 마시면 몸의 정상적인 각성 기능을 약화하여 카페인 의존증을 야기할 수 있다. 너무 늦게 마시면 밤의 수면을 방해한다. 잠들기 12시간 전까지만 커피를 마신다. 원두커피, 투샷 아메리카노 1잔을 마신다. 딱 적당하다. 일하다가 조금씩 홀짝거리면 오전 내내 마신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12시 전에 커피 1잔을 다 마시고, 점심식사를 하러 간다. 이 카페인의 힘으로 퇴근시간까지 견디는 것 같다.

 

액상과당이 많은 믹스커피나 RTD커피는 가급적 자제한다. 가끔 당과 카페인이 모두 땡길 때 어쩌다 한 번은 먹지만, 대체로 원두커피를 즐긴다. 에스프레소도 좋고, 핸드드립도 좋다. 믹스커피가는 당과 지방이 더 많고 원두의 질도 더 낮다. 건강이든 커피의 향유든 어떤 측면에서라도 원두커피가 더 좋은 건 사실이다. 물론 누구나 매일 원두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상황은 아니겠지만. 매일 원두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직장에 다닌다는 건 정말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2) 7시간 30분 이상 취침 + 퇴근길 쪽잠

 

수면의 양과 질은 일상의 기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사실 커피는 마시든 안 마시든, 어떤 종류를 마시든 크게 중요치 않다. 하지만 양질의 수면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나는 7시간 30분 이상을 잔다. 10시반에서 11시반 사이에 잠 들고 6시 40분에 일어난다.  주말에 과도하게 몰아서 자지도 않는다. 충분히 많이 자고, 깊이 자고, 규칙적으로 잔다. 이전에는 혼자 스마트폰 하느라 7시간을 채 못 잤다. 결혼 후로 7시간 30분 이상을 자자, 놀라울 정도로 기력이 좋아졌다.

 

또 퇴근 후 운동 직전에 자는 쪽잠도 매우 효과적이다. 보통 퇴근시간 쯤 되면 어쩔 수 없이 몸이 피곤하다. 주말이나 휴일 운동할 때보다 훨씬 수행능력이 저하된다. 이때 퇴근길 버스에서 딱 10분만 자고 일어나면 컨디션을 매우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운동 직전의 쪽잠이기 때문에 운동 수행 능력에도 도움을 준다.

 

이 역시 행운이다. 퇴근길에 앉아서 갈 수 있다는 점, 버스 노선이 괜찮다는 점, 버스에서 잠을 잘 자는 체질이라는 점, 밤에 잘 잘 수 있는 환경. 이 모든 게 최적의 수면 관리 루틴을 선사한다. 확실히 수면이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의 수면 패턴을 확보하자.


3) 싱거운 식습관과 물 마시기

 

식습관도 일상의 에너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당, 나트륨,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거나 무기질, 섬유질 등이 부족한 식단은 만성염증과 피로를 유발한다. 삼시세끼 식사에서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간식을 조절하는 게 우선이다. 간식만 안 먹고 일반식만 먹어도 만성염증 개선에 효과적일 것이다.

 

그리고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도 의외로 매우 중요하다. 아주 작은 습관으로 물 섭취량을 늘릴 수 있다. 출근하자마자 물병에 물을 채워두고 책상에 올려놔보자. 물 마시는 습관 전에 물을 떠다가 놔두는 습관이다. 어쨌든 손에 닿는 곳에 물이 있다면 더 자주 마시게 되니까 말이다. 충분한 물 섭취, 당과 나트륨과 콜레스테롤 제한, 풍부한 무기질과 섬유질 섭취를 습관화하자.


4) 점진적 과부하

 

운동을 처음부터 1~2시간씩 하기 시작하면 그 습관은 지속하기 어렵다. 운동 습관은 조금씩 늘려가는 게 더 효과적이다. 입문자는 처음에는 의욕에 넘쳐서 1시간 이상 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연달아 하다가 지치고, 부상을 입어서 며칠 쉬다가 그대로 운동을 중단한다. 이런 일은 흔하다. 따라서 의욕을 앞세우기보다 운동량과 시간을 조금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늘려가야 한다.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조금씩 쌓아가는 거다. 체력이 운동 루틴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3. 운동할 힘이 없는 직장인을 위한 제언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직장인이 많다. 대개 둘 중 하나다. 시간이 없거나, 힘이 없거나. 운동이든 독서든 '좋은 습관'을 만들고자 한다면 시간관리와 체력관리가 필수다. 체력을 기르려면 운동을 해야 하는데, 직장과 운동을 병행하려면 체력이 필요한 아이러니다.

 

일단 운동 전에 수면, 휴식, 식단, 물 섭취 등 기본적인 요건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운동 습관을 만들기도 어렵고, 운동의 효율성도 떨어진다. 운동할 때 부상 위험과 피로 누적의 가능성이 더 높다. 특히 수면 시간 확보를 최우선사항으로 삼길 권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책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를 읽어보기 바란다. 식단은 무엇은 먹느냐보다 무엇을 안 먹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간식만 줄이고 삼시세끼 일반식만 먹어도 충분하다. 커피를 좋아한다면 상황이 허락한다면 인스턴트보다 원두 커피를 권한다. 인스턴트를 먹을 수밖에 없다면, 당이 적은 카누 같은 믹스커피가 차라리 나을 것이다.

 

운동 습관을 만들지 못 한다고 게으른 사람은 아니다. 이렇게 해도 정말 절대적인 여유시간이 부족할지도 모른다. 특히 운동습관이 없는 상황에서 직장과 학업, 육아, 가사노동까지 병행하기란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애초에 근로시간이 너무 길 수도 있다. 또 타고나길 기력이 쇠약한 사람도 있다. 운동을 하면 골병이 드는 허약체질도 드물지 않다. 그래도 최대한 식단, 휴식, 수면 차원에서 '건강관리'만 잘 해놓아도 충분하다. 운동할 시간은 없어도 이런 것들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운동할 시간도 힘도 없다면 이것들만 먼저 해도 만족스러운 성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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